재융자   (List

재융자란 한 번 받은 융자를 다른 조건으로 다시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재융자를 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하나는 이자율이 낮은 상품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추가로 돈이 더 필요한 경우 미상환 잔액보다 많은 액수의 대출을 다시 받으면서 기존의 융자금을 상환하고 남은 액수를 다른 목적으로 쓰기 위한 것이다.

처음부터 마음에 쏙 드는 대출상품을 선택하고 상환기간 내내 만족할 수 있다면 그 보다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조건이 나쁜 상품을 선택한 것을 나중에서야 발견하고 다소의 추가 경비를 부담하고서라도 다른 기관의 상품으로 바꾸길 원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 걸 보면 대출거래 관계가 늘 그렇게 해피앤딩으로 끝나지만은 않는 것 같다. 조건이 나쁜 상품이란, 자신에게는 필요 없는 부수 기능들 때문에 이자율이 높다거나, 비슷한 조건의 상품인데도 단지 융자기관의 크기나 인지도 때문에 이자율이 높고 계좌관리비와 같은 지속적인 추가경비도 부담해야 하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다. 재융자를 하고자 하는 이유가 단지 이자율이나 계좌관리비 때문이라면,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상품으로 바꿈으로써 절약하게 되는 이자와 재융자에 들어가는 비용의 비교일 것이다. 물론 대출기관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재융자에 들어가는 비용이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큰 것은 아니다. 대출기관과 상품만 잘 선택해서 재융자를 받을 수 있다면, 수 천불에서 수 만 불의 이자를 절약할 수 도 있다. 그 이유는, 지난 칼럼에서도 언급한 바 있듯이, 전반적인 이자율 수준은 여러 가지 조건에 따라 수시로 변하지만 다른 상품들간의 이자율의 차이는 비슷한 수준으로 계속 유지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현재 시중 은행들의 표준 변동이자율은 연 8.07%인데 비해 거의 비슷한 조건의 상품을 7.39%에 대출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30만 불을 대출했을 경우 계좌관리비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1년에 2천 불, 그리고 이자율의 차이가 같은 수준으로 상환 잔여기간 동안 유지된다면 전체 몇 만 불의 이자를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비해 재융자 비용은, 대출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현재 아주 싼 곳은 1,150불 정도 든다. 이는, 새 대출기관에서 부과하는 융자개설비 500불, 결재비용 100불과 법률비용 300불, 그리고 기존의 대출기관에서 부과하는 담보해제비 250불 등이다. 물론, 기존의 상품을 조기상환하는데 벌과금이 있다면 재융자 비용에 그 벌과금도 포함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자절약액은 대출액수에 비례하는 반면 재융자 비용은 고정적이기 때문에 재융자하는 액수가 적다면 이자절약 효과도 다소 줄어 들 것이다. 담보를 설정할 때 주 정부에서 부과하는 담보설정세 (Mortgage Duty)는 일단 새 대출 건에 대해 납부했다가 나중에 환불받게 된다. 하지만, 기존의 담보설정액보다 더 많이 빌리는 경우는 추가로 빌리는 부분에 대해 매 천불당 4불씩의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사업자금 등으로 돈이 필요한 경우, 담보 부동산 가치에서 기존 융자금 미상환 잔액을 제하고도 담보여력이 있다면 재융자를 이용해 돈을 더 빌려 쓸 수 있다. 주택을 담보로 하여 사업자금을 빌리면 일반 주택구입자금 대출이율이 적용되기 때문에 비즈니스나 상가건물을 담보로 한 대출보다 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위에서 언급한 대출기관에서 재융자를 받을 경우, 기존 대출금 미상환 잔액에 대해서는 특혜 이율인 7.39%, 추가 부분에 대해서는 주택융자 표준 변동이율인 7.90%가 적용된다. 이 조건은, 물론, 일단 액수를 늘여 재융자하기로 결정한 후라면 상당히 유리한 것이지만, 빚을 늘이는 일 그 자체는 상환능력이나 투자의 수익성등을 고려하여 신중히 결정해야 할 것이다.

동일한 기관이라도 상품을 바꾸어 재융자하면 대개 융자신청서를 다시 작성해야하고 융자개설비도 다시 내야 한다. 물론 액수가 늘어 날 경우는 재융자를 신청할 때의 사정에 따라 대출기관이 재융자를 거부할 수도 있다. 재융자 신청시 신용을 증명하는 가장 중요한 서류는 기존 대출금의 상환 명세서이다. 최소한 기본 상환금을 매 달 상환일에 맞추어 꼬박꼬박 납부한 기록이 있어야 신용을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대출액수를 늘이거나 대출기관을 바꾸어 재융자를 할 경우는 담보를 다시 설정해야 하므로 보통 주택융자보다 시간이 다소 더 걸릴 수도 있다. 새로 대출해 주는 기관이 아무리 신속히 업무를 처리한다 하더라도, 기존의 대출기관이 담보해제에 늑장을 부리면 결제가 늦어 질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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