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 년을 돌아보며   (List)

이 칼럼을 시작한지 어언 한 해가 되었다. 서너 번 쓰고 힘들어 포기하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안고 시작 한 일이 20 여 회가 넘어 해를 넘기게 된 것이다. 그 일년 사이, 호주의 금융경제 상황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호주 역사상 가장 큰 세제개혁이 있었고, 일년 전 연 4%이상의 성장률을 구가하던 경제는 후퇴와 미미한 성장 사이를 오가며 덜컹대고 있다. 덕분에 작년 8월 8.05% 까지 올라갔던 일반 은행들의 주택자금 대출에 대한 표준 변동이자율이 지금은 6.82%로 떨어졌고, 호주 달러의 가치도 칼럼 첫 회가 나갔던 지난 해 5월의 미화 57 센트 선에서 50센트선 훨씬 밑으로 떨어 졌다가 얼마 전부터 일부 회복하여 지금은 51-52 센트 선을 유지하고 있다. 은행들의 대출 이자율의 하락은 약화되는 경기를 활성화하려는 중앙은행의 금융기관간 초단기 금리 (Cash Rate) 하향조정에 따른 것이었는데, 일년 전 중앙은행은 경기의 과열을 막기 위해 금리를 계속 상향조정하고 있었다. 작년 5월 당시 금융기관간 초단기 금리는 6%였고 그 이후 8월에 또다시 6.25%로 인상되었다가, 올해 2월부터 연속 세 달에 걸쳐 5%로 1.25%나 내린 것이다.

미화대비 호주 달러의 약세는 작년 5월 당시에도 금융정책 입안자들의 아킬레스건을 잡고 있었다. 당시 호주 중앙은행은 경기의 열이 식을 때 추락보다는 연착륙 시키려는 의도로 금리의 급격한 상승을 피하려 했으나, 미화대비 환율을 벼랑으로 몰고 있는 미국 금리와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이자율을 계속 올리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작년 6월 2일자 본 칼럼 참조). 그 결과 호주화의 가치하락을 일시 막을 수는 있었으나, GST도입이라는 거대한 불규칙 변수와 호주경기가 연착륙하지 못할 것이라는 금융시장의 예측으로 호주달러는 한 때 미화 50센트 선 훨씬 밑으로 곤두박질했었다 (올해 3월 16일자 본 칼럼 참조).

시장이 예측했던 대로 작년 6월 당시 연 6%에 가까웠던 호주 국내 총생산 (GDP)의 성장률이 지난 12월 분기에는 그 전 분기 대비 마이너스 0.6%를 기록하였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은 올 회계연도 호주의 경제성장률이 1.9%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보았는데, 이는 작년 5월 예산안 발표에서 재무장관이 예측하였던 3.75%의 거의 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작년 5월 당시 과열되는 경기에 브레이크를 걸기에 바빴던 미 연방 준비제도도 지금은 오히려 밑을 향한 미국 경제의 기수를 위로 돌리기 위해 엑셀러레이터를 밟기에 여념이 없다. 하락하는 미국 경기의 모습을 가장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 작년 3월 사상 최고의 4,700선 까지 치솟았다가 지금은 그 반도 안되는 2,100선으로 추락한 나스닥 주가지수다. 나스닥 지수는 올해 4월에 1,700까지도 떨어 진 바 있다. 주가의 하락은 주주들의 부를 줄여 소비를 줄이고 기업들의 자금 비용을 비싸게 해 투자도 줄이게 되는 것이다.

주가폭락을 비롯한 여타 요소들의 경기악화 효과를 줄이기 위한 미 연방 준비제도의 금융팽창정책의 결과 미국의 기준금리인 Funds Rate은 현재 4.5%로 호주의 기준금리인 Cash Rate보다 오히려 0.5% 낮아졌다. 계속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미 연방준비 제도에 반하여, GST도입과 달러의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효과를 염려한 호주 중앙은행이 이 번 달 초 이사회에서는 이자율을 내리지 않기로 결정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지난 2월에 10%, 3월에는 7.9%, 그리고 4월에는 3.2% 씩 계속 줄고 있는 ANZ은행조사 신문 및 인터넷 구직광고 수가 앞으로의 실업률 악화를 예고해 주고 있어, 호주중앙은행도 다음 달 회의에서는 이자율을 0.25% 정도 더 내려 경기부양을 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4월 현재 6.5%로 작년 5월의 6.7%보다 약간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실업률이 9월에 가면 7.3% 정도까지 악화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5월 이전에 비해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에 대한 혜택도 많이 늘어났다. 작년 5월 호주의 연방 및 주 정부는 GST도입이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염려해,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는 사람들에 대한 세금 감면액수와 대상을 확대하고 주택구입 자금도 소득평가 없이 7천 불씩 보조해 주기로 결정했었다 (작년 6월 16일, 30일, 7월 14일자 본 칼럼 참조). 그러나, GST도입의 주택건설업 분야에 대한 부정적 파생효과가 의외로 커 작년 12월 분기 마이너스 성장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자, 연방정부는 올해 안에 새로지은 주택을 구입하는 처음 주택구입자에 대해서는 보조액을 14,000불로 올려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 얼마 전 발표된 주택건설 활동 관련 자료들에 따르면 이 처방도 그리 큰 효과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낮은 이자율을 지향하는 중앙은행의 금융정책 뿐 만 아니라 세제 및 금융혜택의 확대 등 정부의 재정정책도 팽창주의를 유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느 방송작가 분이 글 빚만큼 부담스런 빚도 없다고 했던가? 매 번 주말에 써야지 하면서도 글 마감 최종 순간인 목요일 아침 사무실에 끌고 와서까지 글을 써야 하는 부담이 이루 말할 수 없이 크지만, 읽으시는 분들께 유익한 정보를 알려 드린다는 보람이 더 크기에 이 일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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