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이자율 - 어떻게 변할까?   (List

미국 이자율이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게를 더해 가면서 호주의 주택구입 자금 대출이자율도 내려 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연 5%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며 호황을 누리던 미국 경제가 지난 해 3 사분기부터 그 성장률이 연 2% 대로 급감속하면서 불거져 나온 예측들이다. 미 연방 준비제도의 공개시장 정책위원회는 올해 초 이미 6.5%이던 은행간 거래 초단기 금리를 6%로 0.5% 하향 조정한 바 있으나, 그 조정만으로는 경기의 냉각기류가 반전되는 기미가 없자 이자율을 더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미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의 알란 그린스팬 의장은 지난 주 연방의회 소위원회에 출두하여 경기전망과 금융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경제 성장률이 이미 제로에 가까운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추측을 하고, 소비자들이 자신감을 갖고 소비를 늘이지 않으면 미국 경기가 장기적으로 침체될 수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경기 부양책의 일환으로 이자율을 더 낮출 것이라는 강한 암시를 주었다. 이에 따라 경제분석가들은 이번 주에 열리는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가 타겟 이자율을 0.5% 내지 0.75%까지 내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는 것이다.

이 칼럼이 나갈 때쯤이면 미 연방 지준이사회의 결정이 알려진 후 이겠지만, 만약 이자율을 0.5% 이상 하향 조정한다면 87년 그린스팬이 의장으로 취임한 이후 한 달 이내에 1%이상 이자율을 내린 것은 처음이 될 것이다. 이는 정책 입안자들이 지금 느끼고 있는 미국 경기의 냉각기류가 심상치 않음을 뜻하고 있는데, 그 이유로는 급격한 경제성장율의 둔화, 증권시장의 침체, 원유가의 인상과 제조업 분야의 수익저조 및 생산감소, 그리고 소비자 자신감 지수의 하락 등을 들 수 있다. 특히, 소비자 자신감 지수는 네 달째 계속 하락하고 있는데, 올해 1월의 하락폭은 1990년 이래 가장 컸다.

호주경제는 지금까지 발표된 경제지표들만 놓고 볼 때 미국경제와 같은 심각한 침체기미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3 사분기의 경제성장율도 연 4% 선으로 크게 변하지 않았고, 웨스트팩-멜번연구소가 조사한 지난 해 12월의 소비자 자신감 지수도 101.5로 그 전 수준에 비해 크게 변하지 않았다. 다만, 내쇼날 은행이 조사한 실업가 자신감 지수는 세계경제의 앞날을 예측해야 하는 경영인들의 특성을 반영하여 지난 해 6월 이후 크게 떨어졌다.

세계 모든 경제가 다 그렇듯 호주의 경제도 미국경제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미국경기와 이자율이 호주의 대출 이자율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은 물론이다. 호주의 중앙은행도 다음 주 회의에서 초단기 금리의 타겟을 현재의 6.25% 수준에서 0.5% 정도 하향 조정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호주 중앙은행은 99년 11월 이후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금리를 1.5% 인상해 왔다.

일단 금리를 변경하겠다고 결정하면, 중앙은행은 일차적으로 금융기관들간의 초단기 금리를 타겟으로 통화량을 조정하고, 이에 따라 자금조달 비용이 달라진 금융기관들이 자신들의 마진을 보전하기 위해 기업이나 서민들에 대한 대출이자율을 조정하게 된다. 따라서, 이 번 주에 미 연방 준비제도 이사회가 금리를 인하하면 다음 주에 호주 중앙은행도 이자율을 인하할 가능성이 크고, 그에 따라 일반 대출이자도 낮아지게 되는 것이다.

주택구입 자금 대출 이율의 경우, 표준 변동이자율은 중앙은행이 거의 의도대로 조정할 수 있는 금융기관들간의 초단기 이자율에 따라 변하는 반면, 고정이자율은 대출기관들이 중장기 자금을 조달하는 증권시장 등 중장기 자금시장의 수익률에 따라 결정된다. 중장기 자금시장의 수익률은 단기 이자율의 앞으로의 움직임도 고려하여 결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단기 이자율과 장기 이자율의 차이, 즉 변동이율과 고정이율의 차이를 보면 금융시장이 앞으로의 이자율을 어떻게 예측하고 있는가를 대략 알 수 있다. 아래 그림에서도 이러한 관계가 대체적으로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주택구입자금 대출 표준 변동이율(짙은 선)의 움직임을 3년 고정이율(옅은 선)이 조금씩 선행하는 것이다. 작년 중반 이후 3년 고정이율이 변동이율을 밑돌고 있음은, 지금까지 설명한 경기의 흐름과 정책변화의 연결고리를 이해하고 있는 금융시장이 금리의 하락을 예측해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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