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SW 주정부의 세제개혁 - 그 효과는?

자유·국민당이 집권하고 있는 연방 정부와 NSW 주의 노동당 정부가 국민들의 세금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연방정부는 NSW주 정부가 기대했던 것보다 3억 7천 6백만 불씩이나 적게 배당금을 책정하고, 이에 대해 NSW 주 정부는 TV광고 등을 동원해 한동안 투정을 부리더니 지난 4월 6일에는 임시예산을 발표하여 연방정부가 안고 있던 큰 케익의 일부를 뭉텅 잘라 가 버렸다. 그 케익이란 지난 몇 년사이 엄청난 붐을 타고 천정부지로 치솟은 부동산 가격과 그 결과 발생하게될 시세차익이 그것. 주 거주주택을 제외한 부동산의 시세차익은 양도소득세 (Capital Gains Tax) 의 과세원으로 거기서 거둔 세금은 연방정부에서 전액 가져 갈 몫이었다. 그러나, NSW 주 정부에서 부동산 양도세 (Exit Levy)라는 것을 신설하여 연방정부의 양도소득세원의 일부를 줄여 버린 것이다. 주정부에 납부한 부동산 양도세액을 연방정부에 납부해야 할 양도소득세의 과표액인 시세차익에서 비용으로 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다.

NSW 주 정부에서 이번에 새로 도입한 부동산 양도세는 투자용으로 구입했던 부동산을 양도할 때 주 정부에 납부해야 하는 세금으로, 매도가격의 2.25%에 해당한다. 50 만 불 짜리 아파트의 경우 납부 세액이 11,250불로 부동산 중개인 수수료와 비슷한 액수다. 그 결과, 투자용 부동산을 매각할 때 투자자는 부동산 중개인 수수료 외에도 그 만큼의 추가 비용을 더 부담하게 되었다. 이에 대해 주 정부가 내세운 이유는,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억제하고 추가 세원으로부터 생긴 돈을 의료, 교육 부문에 투자하는 한편 처음 주택 구입자들의 면세혜택을 늘이기 위한 것이라 한다. 비교적 부유한 부동산 투자자들의 세금을 늘이는 대신, 최근 집값의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이 점점 멀어져 가는 처음 주택구입자들을 돕는 것이 그 취지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신규 부동산양도세의 도입과 함께 첫 주택구입시 주정부에 납부해야 하는 부동산 취득세 (Transfer Duty)의 면제 대상범위를 20만 불이하 주택에서 50만 불 이하 주택으로 크게 확대하였다. 그 반면, 주정부는 신규 부동산 양도세의 도입이외에도, 투자용 부동산의 토지가치에 대해 매년 부과하는 토지세의 과세대상 하한선을 31만 7천불에서 2만 5천불로 크게 낮춤으로써 투자용 부동산에 또 다른 족쇄를 채웠다.

이렇듯 혁신적인 NSW 주정부 세제개혁의 영향은 어떤 것일까? 그 효과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소득 재분배의 효과와 긴축적인 세제변경이 부동산 시장, 나아가 경제 전반에 미칠 경기효과가 그것이다. 우선 소득재분배의 효과는, 주정부 재무장관인 마이클 이건씨가 주장한대로 비교적 부유한 부동산 투자자층이 두겹, 세겹으로 세금을 내게 되어 불리하게 되었고, 아직 내집을 장만하지 못한 젊거나 비교적 가난한 사람들이 덕을 보게 되었다. 따라서, 젊은 층과 노동자를 대표하는 그룹들은 이 개혁을 크게 환영하는 반면, 은퇴 후 정기적인 수입을 위해 투자 부동산을 구입해 놓은 "베이비 붐" 세대들은 불만이 크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번 조치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식시장 또는 퀸즈랜드 등 다른 주의 부동산 시장으로 돌아 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나, 이미 투자 부동산을 NSW주에 구입해 놓은 투자자들에겐 해당되지 않는 일일 것이다. 왜냐하면, 부동산의 매매가 그렇듯 유동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매매할 때마다 거액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에겐 이번 조치때문에 겹으로 손해 볼 가능성이 있다. 한 가지는 세금을 더 물어야 한다는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낮아져 부동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줄어 들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적 효과를 일부 상쇄해 줄 것이 있다면, 조건이 좋아진 처음 주택구입자들의 주택 구매 수요가 늘어 감세혜택이 적용되는 50만 내지 60만 달러 미만 가치의 단독주택이나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주로 세들어 살고 있는 처음 주택 구입자들이 자기 집을 사 갖고 나가면 세입자들이 줄어 렌트를 낮추어야 할 역효과도 있을 것이다. 필자의 의견으로는, 2.25%의 부동산 양도세 그 자체보다도, 그 추가 세금이 이미 위축된 기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가격에 미칠 영향이 더 걱정이다. 부동산 양도세는 투자용 부동산 처분 시 모든 경우에 과세되는 것이 아니라 시세차익이 12%를 넘었을 경우에만 과세가 시작되고 15%까지 조금씩 증가하기 때문에 손해보는 투자에 세금까지 덮치는 경우는 없기 때문에 그러하다.

이미 여러 분야에서 냉각기미를 보이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이번 조치가 미칠 영향이 얼마나 클지는 미지수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 과열을 걱정하여 이자율 인상 조치를 취해오던 호주 중앙은행도 지난 두 달 사이에는 이자율 인상을 멈추고 부동산 시장의 움직임을 조금 관망하고 있던 터였다. 부동산 수요의 탄력성은 비용이 늘어났다는 그 자체보다도, 잠재적 구매자들이 비용인상의 결과 앞으로 가격이 어떻게 움직일까 기대하는 바에 따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이번 세제변화의 정확한 영향을 예측하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그러나, 작년 말 두 차례의 소폭 이자율 인상이 올해 들어 부동산 시장에 미친 효과를 보면 부동산 수요의 비용 탄력성은 무척 큰 것으로 보여진다. 이번 NSW 주정부 세제개혁의 결과, 호주 중앙은행이 이자율로 조심스레 균형을 유지해 오던 부동산 시장은 기대하지 않았던 충격을 받았다. 만약 그 충격이 이미 내리막길에 들어 선 부동산 시장의 등을 떠민 격이라면, 부동산 시장은 적정 수준이하로 하락할 것이고 그 파생효과는 경제전반에 미칠 것이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가정의 부가 줄어들고, 그 결과 일반 상품의 구매수요가 줄어들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게되는 것이다.

NSW 정부의 이번 조치가 부동산 시장의 급랭을 초래하지만 않는다면, 연방정부와의 예산 줄다리기와 노동당의 기본 취지만으로 볼 때 절묘한 수라고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노동당의 취지에 맞게 비교적 많이 가진 자들에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하고 못가진 계층에겐 감세혜택을 늘이는 한편, 경쟁 당이 집권한 연방정부에게 돌아 갈 세금을 절묘한 방법으로 가로챈 것이다. 주정부에 돌아 올 보조금을 줄인 연방정부의 "장군"수에 대해 부동산 양도세로 NSW 주정부가 "멍군"하였으니, 그에 대응할 연방정부의 다음 수가 기다려진다. 곧 다가 올 연방예산에서 그 수가 나타날 것이다. 올해 안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연방정부로서 세금인상으로 대수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 수가 무슨 수이든, NSW 주정부의 이번 조치가 부동산 시장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명수이기를 기대해 본다.

(TOP, 23/4/2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