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상품 바로 고르기     (List

일반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은, 대출기관의 입장에서 볼 때 수익률이 비교적 낮은 대신 안정성이 높아, 장기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데 있어서 중요한 투자자산으로 간주된다. 이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한정되어 있는 주택구입 자금 대출시장을 놓고 자사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늘어난 경쟁의 수혜자는 물론 기관과 상품을 골라 대출 받을 수 있는 고객들이지만, 경쟁이 치열해 짐에 따라 대출기관들의 상품 겉포장 요령도 같이 발달하고 있어서 자칫 예쁜 포장지에 현혹되어 불리한 조건으로 대출을 받게 될 위험도 커지고 있다.

대출상품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이자율이다. 이자율 그 자체는 경제상황에 따라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대출상품들간의 이자율의 차이는 대개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되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대출상품을 한 번 잘못 선택하면, 상환기간 내내 다른 상품보다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할 수도 있다. 그런 경우는, 상환기간 중이라도 재융자 비용과 이자의 차이를 비교하여 유리하면 다른 대출기관으로 옮기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계좌관리비와 같이 매달 은행에 지불하면서도 이자율에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이 있다면 그러한 것들도 이자에 포함시켜야 실질적인 이자율을 바로 비교할 수 있다.

초기에 들어가는 대출비용도 이자율과 마찬가지로 중요한데, 그 이유는 그러한 초기비용들이 실질적인 이자율을 바꾸기 때문이다. 아주 간단한 예로, 10만 불을 연 8%에 빌리면서 초기 대출비용이 2천불이 들었다면, 10만 불이 아닌 9만8천불에 대해서 매년 8천불의 이자를 지불하는 게 되어 실질적으로 이자율은 8.16%가 되는 것이다.

이자와 같은 금전적인 비용이외에 상환조건들이 중요할 수도 있는데, 그런 경우는 조기상환에 벌과금이 있는가, 그리고 목돈을 수시로 갚아도 문제가 없는가 등의 조건들을 확인해 보아야 할 것이다. 그 밖에, 신용카드를 같이 열어 준다든지, 앞서간 상환액을 다시 찾아 쓸 수 있게 한다든지, 봉급을 곧 바로 융자계좌로 이체시킬 수 있게 한다든지 하는 것은 부차적인 조건으로 개인의 필요에 따라 그 중요도가 다를 것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것들이 대출상품의 실질적인 품질이라면, 그 이외의 것들은 거의가 같거나 못한 품질의 상품들을 그럴듯해 보이게 하는 포장지에 불과하다. 흔히 쓰이는 몇 가지 포장지의 예를 들어보자. 처음 얼마간은 낮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밀월기간도 대개의 경우 포장에 불과하다. 밀월기간 이후의 이자가 다른 상품의 이자율보다 높다면 오히려 전체적으로 더 많은 이자를 물게 될 것이다. 이자를 몇 만 불씩 줄여 주고 상환기간을 몇 년씩 단축시켜 준다는 것도, 알고 보면 은행이 그렇게 해 준다는 것이 아니라 고객 자신의 노력으로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2주에 한번씩 상환하는 것이나, 봉급을 융자계좌로 바로 이체시키고 매달 얼마씩 쓰지 않는 것이나, 방법이 틀릴 뿐 모두 돈을 더 많이 갚아 나가는 것이라는 것은 지난 칼럼에서 이미 설명한 바 있다. 첫 달치 상환금을 면제해 준다거나 다른 금전적인 혜택을 준다는 것도, 그에 따른 제약조건이 없는가를 확인 해 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이자율이 낮고 인기 있는 상품은 제외하고 이자율이 높은 상품을 선택해야만 첫 달치 상환금을 면제해 준다면 전체적으로 오히려 손해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경우 대개 몇 년간 상품을 다른 것으로 바꿀 수도 없게 하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하면 오랫동안 울며 겨자를 먹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출상품의 겉포장지를 실질적인 품질로 부터 구분하려면 고객 자신이 어느 정도 금융상품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최소한 금융기관들의 광고에 의무적으로 삽입해야 하는 문구의 효과는 이해해야 나중에 후회할 결정을 피할 수 있다. 은행들이 크게 쓰는 글씨보다는, 의무적으로 광고 끝에 깨알같이 쓴 문구에 정말 중요한 내용들이 들어 있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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